귀여니의 시는 문학성이 없는가

소위 '인터넷 소설' '이모티콘 소설'의 선구자(?)로 떠오른 '귀여니'의 시집이 출간됐다고 합니다. 역시나 사람들-정확히는 팬들(여중고생)과 안티(네티즌)-의 의견은 극명히 갈라졌고 그녀의 시를 패러디한 놀이까지 유행하고 있더군요. '드라군 놀이'나 뭐나 이제 관심 없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보고 있습니다만.

그런데, 귀여니의 시를 욕하는 분들 중에, 정말 이 시들은 문제가 많다라고 생각하시고 욕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 지 궁금합니다. 솔직히 문학을 전혀 모르는 제가 보기엔,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다는 모 시인의 시나, 귀여니의 시나 별반 다를게 없어 보입니다. 그 유명한 윤동주 시인이나 서정주 시인의 시를 읽고도 별 감흥 없었던 저에겐, 귀여니의 시는 감동이 없었지만 혐오도 없었습니다. "그냥 그저 그렇다"랄까요. 물론 '윤동주, 서정주 = 귀여니'의 공식을 성립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. 모나리자를 보면서 '저 미소가 왜 저렇게 유명한가'를 못 느끼는 것과 같은 것이죠.

이런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.
대표적인 것으로 문희준 씨의 음악성에 관한 것도 있겠군요. 다들 별 생각 없이 '왜날뷁'을 외칠 뿐, 문희준 씨의 음악이 어떤 면에서 어떻게 문제가 있는지는 전혀 생각치도,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습니다. 그냥 남들이 다 욕하니까 따라서 할 뿐.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겠군요.

'귀여니'가 예전 소설(?)을 출간했을 땐, 저도 같이 그녀를 욕했습니다. 문학으로서의 가치는 둘째치고, 이모티콘과 통신체로 가득찬 글을 '소설'이라면서 내는게 정말 싫었거든요. 하지만 이번엔 그 '국어파괴'도 사라져있습니다. 시에 문외한인 제가 보기엔 그냥 보통으로 보이고, 딱히 뭐가 문제라는건지 모르겠습니다. 물론 문학을 전공하신 분들에겐 저게 자격미달로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, 이 세상에 이렇게 문학전공자가 많을거라곤 생각하기 힘듭니다. 과연 이번 귀여니의 시집을 욕하고 비웃는 사람들 중에 정말 '시'를 알고 비웃는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될 지 궁금해집니다.

by 프리오스 | 2005/12/30 14:43 | 기타잡설 | 트랙백(1) | 덧글(6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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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수시아 at 2005/12/30 19:36
다 그렇습니다. 생명공학을 모르고서도 황우석에 대해 열렬한지지/비난을 헀던 것과 마찬가지로.
Commented by 필딘신관 at 2005/12/30 21:58
글쎄요. 저는 제가 먹는 달걀의 구성성분이라던가,산란한 닭의 품종, 달걀의 유통과정,요리방법에 따른 맛의 변화라던가,달걀의 여러가지 효과는 모릅니다만. 그 달걀이 상했다,안상했다...만큼은 알 수 있습니다.
Commented by 프리오스 at 2005/12/30 23:05
수시아 님// 황우석 문제는 좀 다른게, 생명공학 외에도 언론, 여론, 인권 등 다른 문제들이 섞여있어서 생명공학을 잘 모르더라도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죠. 만약 이번 일을 계기로 귀여니에 대한 집단린치가 가해지고 그걸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다면 이건 '시'의 영역을 벗어나 다른 부분에서 얘기할 수 있게 될 겁니다.

필딘신관 님// 그래도 달걀이 상했다/안 상했다-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은 있어야겠죠?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모르겠습니다. 전 예술, 특히 문학엔 문외한이라서 뭐가 어떻게 상한 건지 잘 모르겠군요.
Commented by 다시몽상 at 2005/12/31 04:43
개인적으로 그 시집이 까이는 이유는 보통 사람들이 초등학교 시절에 일기장 장수 채우기 용으로 썼던 '시'를 거기서 다시 한번 본 듯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.
Commented by 프리오스 at 2005/12/31 23:05
다시몽상 님// 생각해보니 그렇게 보이기도 하는군요. 하지만 유치하다고 해서 쓰레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거니까요
Commented by 시는.. at 2009/04/11 22:03
어찌



그대의 그 걸음 걸이가

바람에 비틀어져 메마른 그리움과 닮았다 한들

소리 없이 스며들어 소리 없이 말라가는

연우가 사랑을 닮았다 한들,

어찌 비교할까

한웅큼의 주먹조차에

잡히지 않는 그 자유로움으로

나홀로 그렇게 홀로

뿌옇게 식어버린 이별만 안고 떠나는

저 안개의 외로움에 어찌 비교할까 ..


.........................시는 ......나도 쓸줄 아는데.....하........

난..귀여니의 시집을 보고 절망 했을뿐이고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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